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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 Ride

요즘 내가 러닝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

"이상하다. 분명히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리고 있는데..."

 

요즘 제법 꾸준히 러닝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땀을 뻘뻘 흘리며 동네를 달리고 나면 온몸이 개운하고,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에 기분까지 좋아지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움직이는데, 어째서 몸무게는 요지부동일까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식사량을 줄여야 하나? 아니면 달리는 거리를 더 늘려야 하나? 하지만 범인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저희 집 주방 선반, 그리고 이마트 노브랜드 코너에 말이죠.

 

■ 1. 범인의 인적사항: 노브랜드 '고르곤졸라치즈 소프트콘'

 

제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범인의 이름은 바로 '고르곤졸라치즈 소프트콘'입니다.

 

가격도 몇천 원밖에 안 해서 이마트에 갈 때마다 "이건 못 참지"라며 카트에 담게 되는 마성의 과자입니다. 봉지를 여는 순간, 온 집안에 퍼지는 그 꼬릿하면서도 달콤짭짤한 고르곤졸라 치즈의 향기. 바삭하기보다는 이름처럼 부드럽게 씹히는 '소프트콘'의 식감은 그야말로 완벽합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악마의 단짠단짠' 그 자체입니다.

 

■ 2. 러닝 후, 범인과의 조우

 

사건은 항상 러닝 후에 발생합니다.

 

오늘도 5km를 완주했다는 뿌듯함에 찬물로 샤워를 하고 나옵니다. "오늘도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그리고 무심코 주방 선반을 쳐다봅니다. 그곳엔 저를 비웃듯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딱 한 주먹만 먹어야지. 운동했으니까 괜찮아.'

 

이 다짐이 모든 비극의 시작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어느새 영화나 유튜브를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넣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삭, 사르르, 단짠... 그렇게 절반이 사라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열심히 뛰어서 300칼로리를 태우면 뭘 할까요. 이 팝콘 반 통으로 순식간에 그 이상을 채워버리는걸요.

 

■ 3. 그래서 결론은?

 

결국 제가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명확해졌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운동 후의 보상이 너무나도 강력하고 치명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고르곤졸라치즈 소프트콘'을 끊어야 할까요? 아니요. 솔직히 그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맛을 알아버린 이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팝콘을 조금이라도 덜 죄책감을 느끼며 먹기 위해, 저는 내일도, 모레도 더 열심히 달려야만 합니다. 어쩌면 이 녀석은 저의 다이어트 방해꾼이 아니라, 더 달리게 만드는 최고의 페이스메이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라고 합리화를 해봅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애증의 간식'이 있으신가요?